11월 19일. 유부남이 되고. 2주가 지난 이제서야 '결혼' 이 큰 행사를 되돌아 볼 여유가 생겼다.
적게는 몇 만원 단위부터 많게는 몇 백만원 단위까지 비용이 왔다갔다하는 이 행사를 마무리한 이 시점에서, 내가 현명하게 처리했다면 좀더 유연하게 대처했을 것 같은 일들(?)이 더러 생각 나기에 몇 글자의 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번째. 결혼 준비 (약 6개월 전)
결혼?
결혼을 해야하는가? 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따지고자 한다면 이 글이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글을 바치고자 하는 대상은 결국 사랑하는 자신의 반쪽이 있으며 그 사랑을 '평생' 가지고 가기로 결심했다고 믿어의심치 않을 것이기에, 결혼 자체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본다.
지금은 신부가 국내에 거주하지만 결혼을 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신부는 '상해'에서 직장을 다녔고 신랑은 '미얀마'에서 근무했다. 이 초 장거리 커플이 결혼을 진행하는 과정이 쉽지 많은 않았다. 물리적 거리도 거리거니와 휴가를 맞추는 것 부터 휴가시 해야할 일들 까지 모두다 최대한 다 정해서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으론 굳이 그렇게 안해도 됐지만..)
이 시점에서 중요한건 둘이서 결혼하기로 약속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새 프로포즈 짠 하고 결혼하자고 진행하는 커플은 없다고 본다. 뭐 거의 형식적으로 진행하고들 하니... 그러니 이 시점에서 내가 결혼 그 자체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상대방과 충분히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맞다고 본다. 결혼은 말그대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없으며(자고 싶을 때 자지 못하고, 놀고 싶을때 놀 수 없으며, 쉬고 싶을때 쉴 수 없고, 술 먹고 싶을 때 술 먹지 못하고, 친구들을 보고 싶을 때 볼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금전적인 책임을 지어야 하며, 모셔야 할 부모님이 두분이 더 생기는 일이다. 개인적으론 장인장모님의 인품을 존경하기 때문에 수월하게 결혼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해보면 ... 많이 어려웠다고 본다. 축복 받은 행복한 결혼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웨딩플래너?
아무튼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쉬는 시간이 길었던 내가 '웨딩플래너'를 고용하는 것을 한사코 반대했으며, 돌이켜 생각해봐도 아주 잘한일이라 생각된다. 결혼 준비 기간 내내 웨딩플래너가 없다고 걱정을 표했지만 왠지모르게 내 결혼을 왜 남이 준비해줘? 라는 반감에 플래너 없이 결혼을 진행했다.
웨딩 플래너가 하는 일은 결국 짜여진 스케쥴에 신랑 신부가 해야할 일들을 알려주고, 미리가지고 있던 업체리스트를 추천해주고 알선하여 접선시켜주고 거기에 커미션을 받는다 요정도 라고 보면 된다. 조금만 다시 생각해보면 둘 중 시간이 많은 한 사람이 조금만 신경써서 반년정도 준비한다면 플래너 없이 잘 치룬 결혼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예식장?
결혼을 준비하는 새 신랑 신부들이 모두다 그렇겠지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식장 예약이다. 가장 예민하면서도 동시에 중요한 사안이다. 식장의 위치부터 분위기, 수용가능 인원등.. 친구들이 모여서 하는 파티가 아닌 어른들이 인사를 하는 자리임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본다면 이 '장소의 선정' 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강남에 위치한 포스코센터에서 했다. 솔직히 웨딩홀 그자체에 들어가는 돈은 '결혼' 그 자체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해 봤을 때 크지 않다. 결혼 그 자체엔 3~4천만원정도 든다고 본다면 웨딩홀은 대게 200~300만원 선이니 말이다. 하지만 내가 다른 사설 웨딩홀을 선택하지 않고 굳이 포스코 센터를 선택한 것엔 몇가지 이유가 있다.
1. 가격적인 부담 - 웨딩홀 무료 대여, 식당 식대 3만5천원
2. 포스코에대한 어른들의 인식 (뭐 나름 한 몫 했다고 본다)
3. 위치 - 지방 접근성이 좋은 강남
[포스코센터 웨딩홀 사진]
웨딩홀을 처음 봤을 때, 작고, 허접하고, 정말 말그대로 회사 컨퍼런스룸 같은 느낌을 지울 수 가 없었다. 이 공간을 이제 꾸며나가는 일들이 나와 신부가 해야 할 일들 이었다.
참고로 이 웨딩홀을 선정해놓고 내가 해외출장중이라 신부와 장인어르신이 고생을 많이 했다. 직접 시식이며 웨딩홀 둘러보는걸 대신 해주셨으니, 이 노고는 꼭 갚아야 할 빚이 되겠다.
신혼여행?
신혼여행 정말 중요하다. 여행 자체도 중요하다만 여행지 역시 그 이상 중요하다고 본다. 결혼식 준비로 지친 영혼들에게 신혼여행이 한 줄기 빛이 되기 때문에(?)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결혼이 두 사람 만하는 간단한 이벤트가 아님을 상기해본다면 신혼여행지가 제공 가능 한 것들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단순히 노는 것 뿐만 아니라, 적당한 답례품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들이 있는지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와이로 떠났고 하와이에서 많은 돈을 탕진(?)하고 왔다. 신혼여행 편은 따로 글을 발행해 볼 생각이니 그때 다시 ..
상견례?
우리는 상견례전에 결혼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 전에 장인 장모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렸고, 아내 역시 내 고향집에 정식으로 인사를 드렸다. 보통 상견례 자리는 진진바라 같은 고급 한정식 집에서 진행되고, 우리 역시 거기서 진행했다. 맛은 뭐 긴장되서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그럭저럭 무사히 끝났다. 사실 상견례를 하는 그 날 부터 지금까지 했던 '연애'와 다른 '아내'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가족으로 얽히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상견례때는 무겁게 행동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당연 남자는 정장차림에 넥타이 까지 하는 것이 맞으며, 여자는 단정한 원피스에 겨울엔 코트랄지 단아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내야 한다. 왜냐? 수도 없이 말하지만 둘이 놀아 재끼는 기념일이 아닌 두 집안이 처음 만나 알아가는 첫 인사 자리이기 때문.
결혼비용?
우리는 결혼비용으로 각각 천만원씩 착출하여 이천만원으로 시작했다. 결과론적으론 턱도 없이 부족한 금액이었지만 중간중간 부모님 지원, 축의금등을 합해봤을 때 결국 돈이 꽤나 남아버렸다. 신부가 꽤나 구체적으로 결혼 비용 정리를 했으니 참고차 엑셀 파일 일부를 캡쳐하여 올린다. 필요하신 분들은 댓글 달아주시길.
본격적인 결혼준비는 결혼준비 두번째, 돈쓰기 부터 시작이니 다시 연재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결혼. 재밌고 정말 행복한 일이지만 그만큼 사소한 것에도 감정 상할 일이 많으니 서로 배려하면서 진행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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